일본에 카메라를 들고와서 꼭 찍고 싶은 사진이 있었는데, 바로 TV에서만 봐오던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이었습니다.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저에게 주는 느낌을 단어로 표현하면 '순종', '전통', '순진함' 등이었습니다. 한국의 한복처럼 일본의 기모노도 외국인이 보기에는 참으로 독특한 복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길에서 만나면 언젠가는 꼭 찍고 싶었습니다. 다짐했지요...

하지만 초보 사진가에게 있어서 제일 어려운 것은, 낯선 사람한테 렌즈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어도 되겠습니까?'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더욱이 일본어를 잘 몰라서 겨우 한다는 소리가 '샤신 이이 데스까?'이니깐요...

Canon | Canon EOS 50D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60sec | F/2.8 | +0.33 EV | 42.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09:11:03 14:03:59


그러나 이상하게도 혀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번, 두번... 매번 길거리에서 기모노 차림의 여성을 만났지만 계속해서 기회를 날렸습니다.
그러다가 귀국 마지막 주말... 우에노 부근의 공원을 동료들과 함께 찾아갔다가 드디어 저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잡았습니다.

용기를 내어서... '샤신 이이데스까?'(사진 괜찮습니까?) 라고 물어보자... 사진속의 주인공들이 0.5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이데쓰'(괜찮습니다) 라고 답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속으로, 이렇게 쉬운 허락을 왜 내가 그동안 안받았지??? 라는 자책이 들더라구요...
참으로, 사진은 외향적인 마인드가 아니면 제대로 찍기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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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ungho 트랙백 0 : 댓글 4